조금 특별한 16살을 보냈습니다
생각해보면 중학교 시절부터 평범하게 살기를 거부했습니다. 아주 평범했던 학생이었는데 저 자신은 특별하다고 믿었습니다. 현실은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떠들고 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오는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할 말이 있다며 부르셨습니다.
"미국에 영어 공부하러 가지 않을래?"
16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내가 미국에 간다니... 부유하지 않았던 가정환경에서 자라왔기에 그동안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계신 고모가 저를 미국으로 보내라고 하셨답니다. 하루의 고민 끝에 미국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특별하다는 저의 믿음을 '진짜'로 바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 결정이 제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터닝포인트였다는 것을 당시엔 몰랐습니다. 그렇게 16살 어린아이가 혼자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미국에 갔다고 영어 실력이 확 느는 건 아니더라고요 하하. 귀가 좀 뜨이고 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사라질 때쯤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오니 저의 바뀐 모습이 놀랍게도 느껴졌습니다. 전과 똑같이 학교에 다녔지만 친구를 만드는 방식, 공부하는 방법,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꿈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항상 더 나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제 마음속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적응을 잘하는 사람이 된 것도 16살 때 미국에 다녀왔던 경험 덕인 것 같아요 :)
조금 특별한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여고를 너무 즐겁게 다니다가 여대에 입학하니 즐거움이 반 토막 났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여대 안에서 활성화되는 활동들이 한정적이다 보니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2가지의 대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거기에 대외활동을 병행했습니다. 매일이 쉽지 않았지만 즐거웠습니다. 마치 중독이 된 것처럼 활동이 끝나면 다른 활동을 찾고 끝나면 또 다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의 대외활동은 거의 2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직접 사람도 뽑아보고, 연사님도 초청해보고, 기업에 컨텍도 해보고, 남을 가르쳐보기도 했던 그때의 경험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얻었습니다. 오늘 만나서 함께 저녁 먹을 친구도 이때 활동을 같이했던 친구예요. 다르고도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경험들이,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제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때도 당시엔 몰랐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재밌고 즐거운 일을 하려 했던 것인데 되돌아보니 저를 바꾼 하나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아주 특별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고 싶은 꿈이 있어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어떤 아이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회에 나와보니 꿈이 현실에 부딪혀 점점 작아졌습니다. 평범하기를 거부했는데 정작 대학생이 되고 보니 남들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옆에서 토익을 공부한다, 취업 준비로 자소서 쓰고 있다고 하면 나도 준비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도 불안했나 봅니다. 그런 제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대외활동을 하며 만난 지인이 창업했는데 그 회사에서 인턴을 뽑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무조건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업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분명 보고 배우는 것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대기업 자소서 쓸 때도 그렇게 열심히 안 썼었는데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라는 말에 하루를 꼬박 새웠습니다. 제출 기간까지 제게 남은 시간이 단 하루였거든요. 여태 살면서 그렇게 집중해서 12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무언가를 해 본적은 없었어요. 그때는 인턴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저도 팀원들도 1년 반 동안 엄청나게 성장을 했습니다. 주변에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을 여태 살면서 본 적이 없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문제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이곳만의 방식, 문화는 다른 곳에서 분명 경험하기 힘든 일들일 것입니다. 이제는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이 제 인생에 있어서 또 하나의 전환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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